배달 음식 먹튀 실제로 당했습니다|음식 받고 “안 왔다”, 입금한다더니 잠적

 

음식점을 운영하다 보면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겪습니다.

저도 장사를 하기 전에는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음식을 만들어 보내고, 고객이 음식을 받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하다 보니 음식을 받고도 받지 않았다고 하는 사람, 현장에서 음식을 받아놓고 돈을 보내지 않는 사람까지 실제로 겪었습니다.

한두 번 겪고 나니 지금은 배달 주문을 받는 방법 자체를 바꿨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겪었던 이른바 '배달 먹튀' 경험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음식이 배달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배달 주문이 들어왔고 정상적으로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음식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배달대행을 이용하면 기사님들이 하루에도 여러 곳을 다니기 때문에 모든 배달 장소에서 매번 사진을 찍어놓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런 점을 악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주문은 상황이 조금 달랐습니다.

제가 직접 배달을 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행히 저는 배달한 장소에서 사진까지 찍어놓았습니다.

음식을 어디에 두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겁니다.


다음 날 일부러 그 빌라를 다시 가봤습니다

저도 찜찜했습니다.

분명 제대로 배달했는데 음식을 받지 못했다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해당 빌라에 일부러 다시 가봤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쓰레기봉투를 보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같은 배달봉투가 2개 있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 주소에서 우리 매장에 주문한 것은 한 번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매장의 배달봉투가 두 개 보였습니다.

물론 쓰레기봉투에 같은 배달봉투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누가 어떤 행동을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날 직접 배달했고 사진까지 가지고 있던 저로서는 상당히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일을 겪고 나서부터 배달완료 기록을 남기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두 번째는 더 황당했습니다

또 다른 일은 전화 주문이었습니다.

고객이 전화로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음식을 가지고 아파트로 배달을 갔는데 고객이 집 앞이 아니라 아파트 입구로 직접 내려와 음식을 받아갔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별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결제가 문제였습니다.

고객은 배달대행 기사에게

"음식값은 사장님한테 직접 입금하기로 했다."

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음식을 받아갔습니다.

그런데 돈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확한 집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제가 크게 배운 것이 있습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고객이 직접 음식을 받아가 버리면 실제로 몇 동 몇 호에 사는 사람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것은 사실상 주문할 때 사용한 전화번호였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했습니다.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매장 전화로도 연락해봤습니다.

처음에는 받지 않았고 이후에는 통화가 되지 않도록 해놓은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음식은 이미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돈은 들어오지 않습니다.

정확히 어디에 사는지도 모릅니다.

남은 것은 전화번호였습니다.


결국 해당 전화번호를 가지고 고소를 진행했습니다

처음부터 고소까지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음식값을 보내주면 끝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연락을 피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저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가지고 있던 전화번호와 주문 및 연락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경찰에 고소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그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상대방과 연락이 됐고 본인 사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돈이 없다."

"며칠 있다가 주겠다."

는 식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입금되지 않았습니다.

또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약 2주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결국 음식값은 받았습니다

마지막에는 결국 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통화에서 상대방이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본인도 어렵게 구한 돈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묘했습니다.

상대방에게는 어렵게 구한 돈일지 모르지만, 그 음식도 누군가 공짜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식재료를 구입해서 음식을 만들었고,

직원이 일했고,

가스와 전기를 사용했고,

배달까지 했습니다.

음식점에서 음식 한 그릇이 나가기까지 전부 비용입니다.

몇만 원짜리 주문이라고 해서 사장에게 아무것도 아닌 돈은 아닙니다.




이 일을 겪고 전화 주문 방식을 바꿨습니다

저는 이 사건 이후 원칙을 만들었습니다.

전화로 배달 주문을 받을 때 선결제가 아닌 주문은 주소를 정확하게 확인합니다.

특히 아파트나 빌라라면 단순히

"○○아파트 앞으로 와주세요."

정도로 끝내지 않습니다.

가능한 범위에서 정상적인 배달을 위해 필요한 정확한 배달 주소와 동·호수 등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주소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주문이라면 저는 선결제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건 손님을 의심해서라기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주문과 배달 사실을 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현금 주문은 특히 조심하게 됐습니다

요즘 배달앱 주문은 대부분 결제 기록이 남습니다.

주문시간, 주문내역, 주소 등 여러 정보가 시스템에 기록됩니다.

반면 전화 주문은 다릅니다.

전화 한 통으로 주문받고,

현장에서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결제하기로 하고,

고객이 건물 입구에서 음식을 받아가 버리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장에게 남아 있는 정보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화 주문을 받을 때 최소한 다음은 확실하게 확인하는 편입니다.

전화번호

정확한 배달주소

아파트·빌라라면 동·호수

결제방법

그리고 가능하면 선결제입니다.


배달완료 사진 하나가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첫 번째 사건에서 제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배달 사진이었습니다.

말로만

"제가 분명히 가져다 놨습니다."

라고 하는 것과 실제 배달완료 기록이 있는 것은 다릅니다.

실제로 다른 음식점에서도 배달 음식을 받은 뒤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배달기사의 영상이 음식 전달 사실을 확인하는 자료가 된 사례가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사진을 찍을 때는 고객의 얼굴이나 현관 내부 등 불필요한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을 찍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배달을 완료했다는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모든 손님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글을 쓰면

"그럼 모든 배달 손님을 의심해야 하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몇 년 동안 장사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손님은 아무런 문제 없이 주문하고 결제했습니다.

문제는 아주 일부입니다.

하지만 그 일부 때문에 사장은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의심하기보다 시스템을 만들어놓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주문이라면 고객도 불편할 이유가 없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사장도 확인할 자료가 남습니다.


음식값 몇만 원 때문에 고소까지 해야 하나?

저도 이 생각을 했습니다.

몇만 원 받으려고 시간을 쓰고 경찰에 고소까지 하는 것이 맞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금액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한 번 그냥 넘어가면 똑같은 일이 또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배달·포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쇼와 분쟁은 개인 음식점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배달 플랫폼 자율분쟁조정협의회도 포장 주문 노쇼로 음식점주의 경제적 손실과 음식 폐기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별도의 권고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장사하면서 별일을 다 겪습니다

이번에 이야기한 두 건 말고도 장사를 하면서 배달과 관련해 겪은 일은 더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화부터 났습니다.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놓는 것이 가장 낫습니다.

제가 지금 다시 전화 배달 주문을 받는다면 원칙은 단순합니다.

정확한 배달주소를 확인하고, 결제방법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선결제하고, 필요한 배달완료 기록을 남긴다.

음식점 장사를 하다 보면 음식 만드는 것만 배워서는 부족합니다.

직원 문제도 알아야 하고, 세금도 알아야 하고, 배달 사고에 대처하는 방법도 하나씩 배우게 됩니다.

저도 이런 일을 직접 겪고 나서야 주문받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음식값 몇만 원일지 모르지만 사장에게는 식재료를 사고 사람을 써서 직접 만들어 판매한 상품의 대금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문제가 생긴 뒤 쫓아다니는 것보다 처음 주문을 받을 때부터 기록을 제대로 남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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